2026 발롱도르 시상식이 끝난 뒤 소셜미디어는 시상 결과보다 진행 장면으로 더 뜨거웠다. 티에리 앙리가 시상식 도중 내뱉은 몇 마디가 잇달아 도마에 오른 것이다. 라민 야말에게 던진 질문, 공동 진행자 케이트 스콧과의 장면, 그리고 해리 케인에 관한 발언까지 세 가지 논란이 동시에 번졌다. 앙리는 결국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영상을 올려 하나씩 입장을 밝혔다.
시상식장에서 불거진 세 가지 장면
시상식은 2026년 10월 26일 런던 팔라디움에서 열렸다. CBS 스포츠에서 호흡을 맞춰 온 앙리와 케이트 스콧이 함께 무대에 섰다. 분위기는 축제 그 자체였지만, 시상식이 끝나자 몇 가지 장면이 클립으로 잘려 빠르게 퍼져 나갔다.
첫 번째는 라민 야말과의 대화였다. 야말이 올해의 남자 영 탤런트상(옛 코파 트로피)을 수상하자 앙리는 무대에서 "정말 이 트로피를 받고 싶었던 거야?"라고 물었다. 발롱도르 수상을 기대했을 19세 선수를 향한 농담이었는데, 일부 팬들은 공개 무대에서 젊은 선수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며 앙리를 비판했다.
두 번째는 케이트 스콧이 소크라치스상을 소개하던 중 앙리가 발음 문제를 지적하며 말을 끊은 장면이었다. 브라질 축구선수 소크라치스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의 이름 발음 차이를 짚는 내용이었지만, 시청자 일부는 동료를 공개적으로 무안하게 만든 장면으로 받아들였다.
세 번째는 해리 케인과 관련된 맥락이었다. 이전 인터뷰에서 앙리가 음바페를 응원했다는 발언이 다시 소환되면서, 2026 남자 발롱도르 수상자인 케인을 향한 태도가 논란으로 번졌다.
"나에게 야말은 돈 내고서라도 보고 싶은 선수다"

앙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야말에 관한 입장을 먼저 설명했다. 야말이 같은 상을 세 번째로 받은 만큼 더 큰 무대를 향한 기대가 있지 않냐는 취지로 가볍게 물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야말의 자존심을 꺾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야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돈을 내고서라도 직접 경기를 보고 싶은 선수라고 밝혔다.
앙리는 이 발언이 농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것이 상대를 모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칭찬과 농담이 섞인 의도를 공격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담아 영상을 마무리했다.
"미리 합의 된 진행 방식이었다"

소크라치스 발음 논란에 대해서도 앙리는 직접 해명했다. 두 사람이 사전에 합의해 연출한 장면이었다는 것이다. 스콧이 특정 방식으로 이름을 발음하고, 자신이 이를 정정하는 흐름을 미리 맞춰 뒀다고 설명했다. 동료를 공개적으로 무시한 것이 아니라 함께 준비한 유머였다는 논리였다.
SPORTbible에 따르면 케이트 스콧도 앙리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 무례한 행동은 없었다는 취지의 반응을 남겼다고 한다. 다만 이 발음 교정 장면을 두고 외부에서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크라치스 관련 저술로 알려진 전기 작가 앤드루 다우니는 이탈리아 매체 Fanpage.it을 통해 발음 정정 자체가 부정확했을 수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에 대한 발언도 직접 설명했다

앙리는 영상에서 해리 케인을 향한 태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널의 경기 이후 케인이 앙리의 음바페 지지 발언을 거론한 바 있는데, 앙리는 프랑스인으로서 자국 선수를 응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이 케인의 수상 자격을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앙리는 케인이 얼마나 성실하고 뛰어난 선수인지를 강조했다. 월드컵 무렵부터 그를 '서 해리 케인'이라고 불러 왔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2026 발롱도르 남자 부문 수상자인 케인이 그 자격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는 뜻도 덧붙였다.
"없는 이야기를 만들지 말아 달라"
앙리가 영상에서 가장 강하게 내세운 메시지는 의도와 해석의 차이였다. 농담이 재미없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받아들이겠지만, 상대를 무시하거나 망신 주려 했다는 해석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입장이었다. 자신과 케이트 스콧, 야말, 케인에 대한 시선을 모두 이 틀 안에서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시상식 자체가 워낙 화제였던 탓에 순식간에 확산됐다. 앙리의 영상이 해명인지 반박인지를 두고도 반응이 엇갈렸다. 분명한 사실은 앙리가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것이 아니라, 맥락을 설명하고 의도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는 점이다. 시상식 무대 위의 농담 한 마디가 이렇게 긴 여운을 남긴 건 그만큼 발롱도르가 축구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모은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